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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39 작성일: 작성자: 김영복 / 조회 1,312
깨어있는 삶을 사는 법

깨어있는 삶을 사는 법

인생이 무상하고 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꿈이라면 깨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인생이 무상(無常)하다는 것이 허무하다는 뜻이라면 잘못된 것입니다. 무상은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 표현입니다. 어떤 존재가 영원하다든지 변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변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무상하니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말을 쓰면 안 됩니다.

 

인생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 바로 ‘제행무상’입니다. 물질세계가 변하는 것을 ‘성주괴공’이라 하고 우리들의 생명이 변하는 것을 ‘생로병사’라고 하며 마음이 변하는 것을 ‘생주이멸’이라고 합니다. 이 세상에 항상하는 것, 영원한 것, 불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이 있다고 착각하고, 영원한 것이 있다고 잘못 생각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변하는 걸 변한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안 되는데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고통이 생기는 거지요

 

인생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사는 거예요. 그냥 살 바에는 불행한 것보다는 행복하게 사는 게 나은 거예요. 하루를 살더라도 재밌게 살지 괴롭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를 움켜쥐려고 하는데 그 무엇이 내 손에 잡히지 않으면 괴로워합니다. 사실 움켜잡기가 어렵지요. 그리고 움켜쥐고 나서도 시간이 지나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마음이 바뀝니다. 이 이치를 알면 생겨났다고 즐거워할 것도 아니고 소멸한다고 슬퍼할 일도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인생이 꿈같다는 말은 ‘인생이 허무하다’, ‘쓸데없다’는 것이 아니에요. 꿈에 강도를 만나서 도망을 다녔는데 눈을 뜨고 보니 실제 강도는 없듯이 인생의 희로애락에 어떤 실체가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서 그것을 그린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이건 이래서 문제고 저건 저래서 문제다.’라고 하지만 사실 그런 생각은 내 업이 그려낸 분별에 불과합니다. 마치 꿈이 실제가 아니듯이 우리가 지금 옳으니 그르니 시비 분별하는 것도 하나의 꿈같은 것일 뿐입니다. 내 마음이 그려낸 그림에 불과하니 집착할 바가 못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꿈에서 깨듯이 이 분별하는 환영에서 깨라는 말입니다. 사는 게 꿈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옳으니 그르니 맞니 틀리니 기쁘니 슬프니 하는 이것이 마치 꿈속에서 강도를 만났다, 은인을 만났다 하는 것과 같습니다. 눈 뜨면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다 헛것인 것처럼 마음이 그려낸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그냥 하나의 헛된 공상, 망상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시비분별에서 깨어나면 괴로움에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납니다.

 

여러분들이 괴로울 일이 뭐가 있어요. 계절마다 입을 옷이 있고, 밤이면 잠을 잘 집이 있고, 세끼 밥은 먹고 살 수 있으니 괴로울 일,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상 짐을 혼자 다 짊어진 것처럼 사는 것은 마음에서 만든 병 때문에 그런 겁니다.

 

오늘 웃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가 내일 아침 병원에서 암이라고 진단하면 죽는다고 야단입니다. 암이 갑자기 생겼나요? 어제 웃을 때도 내 몸에 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다 마음이 짓는다는 거지요. 암이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스스로 괴롭고 슬픈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암이 있어도 신경 안 쓰면 아무 문제도 아니고 없어도 혹시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밤잠이 안 오는 것처럼 마음이 문제인 거지요. 그래서 꿈을 깨듯이 이 망상으로부터 깨어나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인생이 허무하다, 꿈같다는 망상에 휘둘리지 말고 그냥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법보신문 937호 [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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