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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395 작성일: 작성자: 김영복 / 조회 1,550
맨발로 함께 걸어보실래요?

추석다음날 늦은 아침밥, 만덕수련장으로 홀로 떠나다. 절 입구 10시 석불사 마지 목탁 소리가 개운하다. 아래께 비뿌린 덕분에 오름길의 초코렛 흙빛이 푸근하다. 풀벌레 소린 많이 잦아들어 고즈넉하다. 가을에 접어들었나보다. 몇놈이 애잔히 흘리는 소리는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소리인지 서글피 들린다. 안타깝게도 뿌리 드러낸 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소나무가 너무 땅욕심이 없어 문제라니까-어깨 폭보다 좁게 터를 잡아 큰 바람에 넘어지고,겨울 눈 무게 감당 못해 가지 뿌러뜨리지 않나, 좀 영악스러운 데가 없지-육종을 잘해서 대나무뿌리는 못해도 좀 넓고 깊게 뿌리내리면 좋겠다.

 

하늘 구름은 북,서,동쪽 모두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남쪽 광안대교 방향만 sky blue. 45도 쯤 오른 해님이 구름 상단을 비추어 솜털같이 부드러운 반면, 바닥쪽 구름은 심지처럼 굳건하다. 하느님이 심심하면 구름으로 작품 만들어 인간 세상에 보내 주시지만, 인간이 어리석게도 이를 찬탄하지 못할뿐.

 

초보수련장에서 여의신공 한번, 최대한 옷벗은 상태로 대여섯번, 까치 한 마리 잠깐 인사하고 가네,기분이 좋다. 바위에 누워 간질이는 바람 결에 신선이 따로 없구나. 벌써 해가 하늘 중간에 이르러 1시, 한주먹 생밤,한 웅큼 대추,한 모금의 물로 부족함이 없다. 행공이 잘 되면 배가 고프질 않거든, 인간은 습관적으로 먹어댄다니까.

 

상계봉 오른지가 꽤 되었네. 맨발로 걸어 갔다 와야지. 마사 흙은 생각보다 따끔거리네.깔린 마사알갱이를 생명력 넘치는 옥수수 알맹이로 생각하자면서 걸어도 한쪽 발바닥은 엇뜨거하며 다른 발로 바톤 탓취. 헬기장까지 조심조심 그 이후 수박샘입구까지 좀 익숙해졌네. 망루쪽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 지나쳐 드디어 상계봉. 삐죽삐죽 솟은 너덧 그루 바위 옆 광배갖춘 부처님 좌대같은 곳에 앉아 행공. 수석채집가들이 좋아할만한 매화 꽃무늬가 점점 박혀 있는데 좌우가 오목하니 감싸 안고 있어 아늑해서 한결 좋다.

 

내려다 보면 수련장에서 상계봉까지는 말발굽형태를 띄고 있다. 수련장 암릉은 둥글고 힘차게 뻗치는 느낌인데 상계봉 쪽은 하늘로 불타오르려는 촛대같다. 620.4미터 표석 다녀 오면서 다시 널찍한 바위에서 행공.좋다.

 

다시 하산길-성벽따라 빠른 걸음 이제 발바닥도 적응이 되어 가나 보다. 수련장에서 고생한 두 발에게 타악탁탁 세 번씩 감사 경례. 상처없이 무탈함에 감사. 이제 신발 신고 내려서야지. 3시반 석불사 입구에서 휴대폰 울리고, 내외간 다정스러이 오르고 있는 친구만나다. 아무래도 김형 거기 있을것같아 전화했다면서, “그러게 서로 통하는 게지” 한바탕 웃음.수박샘에서 시간 보아 하산함이 좋겠다고 애드바이스.

 

찻길 피하여 옛날 등산로로 하산, 주차장에서 하늘 우르러보다. 오늘은 1만1천4백보.  감사할 일이 많은 요즘, 멀리서 행복 찾지 마시라. 동기 선배제현 여러분. 언제 한번 맨발로 함께 걸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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