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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419 작성일: 작성자: yukim.co.kr / 조회 1,217
지나가는 세월...
지나가는 세월...
  글쓴이 : 첼로     날짜 : 06-12-27 14:21     조회 : 29    









































가고 오지 않는 사람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에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그냥 좋은 것 / 원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 문정희







'브루흐'를 듣는다



'브루흐'속에서 사랑을 꺼낸다



그렇게 아팠었구나



음악이 과거 진행형으로 울고 있다







나의 그 어느 기도가 하늘에 닿아



너를 내 앞에 갖다 놓았을까



시작하고 부서지고 돌아오지 않는......



'브루흐'는 나를 피도 없이



피 흘리게 한다.













여우 사이 / 류시화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과 물고기에게는 사이가 없다



바다와 파도에는 사이가 없다



새와 날개에는 사이가 없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사이가 없는 그곳으로















달팽이의 사랑 / 원태연











그래도 거기다







그랬어도 거기다







그래봤자 거기다







그러나 그 달팽이는







그래도 거기다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 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올 것 같아서 좋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 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좋아







시는 세월처럼 짧아서 좋아















그대에게 / 안도현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말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말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 번은 가리라 했던



마침내 한 번은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커서



그대의 귓불은 빨갛게 달아오르겠지만



떠난 다음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더 많은 우리가



스스로 등불을 켜 들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있어



이 겨울 한 귀퉁이를



밝히려 하겠는가







가다 보면 어둠도 오고



그대와 나



그때 쓰러질 듯 피곤해지면



우리가



세상 속을 흩날리며



서로서로 어깨 끼고 내려오는



저 수많은 눈발 중의 하나인 것을



생각하자



부끄러운 것은 가려주고



더러운 것은 덮어주며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찬란한 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우리



가난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두 사람이 되자



괴로움으로 하여 울지 않는



사랑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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