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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404 작성일: 작성자: 서경 / 조회 1,393
축의금 만 삼천원
 

약 10 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 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 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우리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 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서울 쌍문동 [풀무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작가 이철환의

- 축의금 만 삼천원 - 이란 글 입니다.


해남에 사는 그 친구는 현재 조그만 지방 읍내에서 들꽃서점을 하고 있고

이철환 작가는 최근 아버지가 산동네에서 고물상을 하던 시절에 겪은

아름답고 눈물겨웠던 실제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고물상]이란 책을 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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