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마당

 >  공개수련  >  자유글마당

번호 : 59 작성일: 작성자: 강동균 / 조회 1,749
앙코르왓트 기행문-2

2010년 1월 21일

여섯 시 모닝콜. 호텔은 그 안에 넓은 수영장이 있다. 아침부터 수영하는 사람이 있다. 날이 흐려서 추울 것 같은데 아주 즐겁게 혼자서 수영장을 누비고 다닌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호텔은 삼 층의 구조로 되어 있고 입구에는 가루다(Garūda=금지조)의 석상이 장엄되어 있었다. 호텔 앞에는 작은 내가 흐르고 있는데 연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내가 아니라 연꽃밭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호텔 로비에서는 아름다운 캄보디아 아가씨가 가야금을 닮은 신기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우리가 가까이 가서 관심을 보이니 용케 알아보고 아리랑을 연주한다.

여덟 시에 호텔을 나서서 십 분 만에 앙코르와트 매표소에 도착했다. 매표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흥미로운 것은 삼 일 관람권과 일주일 관람권을 파는 창구가 있다는 것과 하루 관람권을 사는 데에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었다. 관람권에 본인의 사진이 찍혀서 그것을 목에 걸고 있어야 앙코르와트 유적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앙코르와트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그야말로 앙코르와트를 가리키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앙코르와트 주변의 모든 유적을 의미한다. 관람권은 모든 유적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은 앙코르와트 주변의 모든 유적을 포함한다.

앙코르와트는 비쉬누를 모시기 위하여 세워진 힌두교 사원이다. 특이한 것은 사원이 서향(西向)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난무한다. 그 가운데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앙코르 제국의 우주관이 반영되었다는 학설이다. 실은 날씨가 맑은 날이라면 새벽에 오고 싶었다. 다섯 개의 탑 뒤로 떠오르는 태양이 그야말로 장관이라는데 그것을 볼 수 있는 날씨가 아니었다. 춘분과 추분에는 탑의 정중앙에서 태양이 떠오른다는데, 그 모습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감동을 줄 것이다.

앙코르와트는 많은 앙코르 유적 가운데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앙코르와트는 당시 앙코르 왕국이 가장 번성할 때의 제왕 수리야바르만 2세(Suryavarman Ⅱ. 1113-1150 재위)때에 지어진 것이다. 220,000㎥의 석재로 이루어진 앙코르와트는 25,000 명이 매일 작업을 하여 30 년이 걸려 완성되었다는 어마어마한 건축물이다.

건물이 완성되자 궁정 바라문은 중심 탑으로 올라 장엄한 의식을 집행하여 힌두교의 삼대신 가운데 하나인 비쉬누(Viṣṇu) 신을 천계(天界)로부터 강림시켰다. 이로 인해서 앙코르와트는 비쉬누의 신전(神殿)이 되었다. 지상 65 미터 높이의 신전은 비쉬누의 석상(石像)을 모시고 사원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게 되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비쉬누의 석상을 찾아볼 길이 없다. 그런데도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속계(俗界)로부터 엄중하게 분리된 중심 탑은 삼중의 회랑(回廊)으로 보호되어 있으며 코브라를 닮은 나가(Nāga)의 돌난간이 이를 지키고 있으며, 물로 채워진 해자(垓字)가 가장 바깥의 경계를 가로막고 있다. 건축물은 철저하게 직선과 장방형의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은 앙코르 유적 전체에 걸쳐서 단 하나의 예외도 없다. 다만 동쪽을 등지고 서향인 것은 오직 앙코르와트만이 유일하다.

당시의 앙코르 왕국은 동으로 지금의 베트남의 중부 이남에 자리하고 있던 참파 왕국을 그 지배하에 두었으며, 북으로 지금의 라오스의 남부지방, 서로는 태국 동부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던 대제국이었다. 앙코르 왕국은 802 년 자야바르만 2세 때에 세워졌으며 640 년이나 이어진 나라이다. 20 여명이 이어진 역대의 왕 가운데 수리야바르만 2세가 가장 강성(强盛)했다고 한다.

앙코르와트는 가장 바깥에 동서로 약 1,500 미터, 남북으로 약 1,000 미터의 장방형의 구조로 이루어진 해자(垓字)로 둘러 쌓여 있다. 해자는 그 폭이 50 미터에 걸쳐 있으며 물로 채워져 있다. 서 쪽으로 만들어진 폭 10 미터 길이 50 미터의 다리를 지나 앙코르와트 입구 서문(西門)에 당도했다. 다리의 난간은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코브라의 모습을 한 나가(Nāga=용)가 고개를 번쩍 치켜들고 드나드는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서문을 지나니 양쪽으로 경장(經藏=도서관)이 있고 바로 정면으로 앙코르와트의 장관이 드러났다. 앙코르와트의 입구 양쪽에는 성지(聖池)라는 연못이 있는데 왼쪽 성지에서 앙코르와트의 열 개의 탑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중심 탑과 네 모서리에 세워진 탑이 합쳐서 다섯 개인데 연못에 비친 탑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열 개의 탑이 보이는 것이다. 정면 입구의 테라스를 지나 제일 회랑(回廊)으로 들어섰다. 제일 회랑은 길이가 동서로 약 220 미터, 남북으로 약 120 미터로 둘러 쌓여 있으며, 이 회랑의 벽화가 그대로 일대 서사시를 이루고 있다.

회랑의 오른 쪽으로 돌아보기 시작한다. 제일 회랑의 서남쪽이다. 거기에는 인도의 대 서사시 『마하바라타(Mahā-bharata)』이야기가 그대로 부조(浮彫)되어 있었다. 서양의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를 합친 분량의 열 배가 넘는 방대한 이야기가 그대로 조각되어 있었다. 여기에 새겨진 것은 주로 바라타족의 형제간에 벌어진 전쟁이야기가 중심이 된 『바가바드‧기타(bhagavad-gītā)』가 주조를 이루고 있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남쪽 회랑으로 들어서니 수리야바르만 2세의 행군과 전쟁 이야기가 장엄하게 조각된 모습이 드러난다. 거기에는 베트남의 참파족이 등장한다. 남쪽 회랑의 동반부는 천국과 지옥 이야기로 점철되고 있었다. 다시 시계의 반대 방향으로 돌아 동쪽 회랑에는 힌두교의 천지창조 신화인 <유해교반(乳海攪拌)>이야기가 부조되어 있다. 지금은 수리중이라서 사진판으로 바깥에 전시되어 있었다. <유해교반>이란 힌두교의 천지창조 신화가운데서 비교적 후기에 완성된 것으로서 인도의 양대 서사시가운데 하나인 『라마야나』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앙코르와트의 동쪽 벽면에 새겨진 내용은 천지창조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해당한다.

악신(惡神) 아수라(阿修羅=Asura)와 선신(善神)들의 각축이다.

목록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
제목 작성자 작성일

흑룡의등을다고 육임의 선인으로 승천하시길 [3]

강지호 2012/01/05

壬辰年 [1]

송은주 2012/01/02

위대한 사랑 [1]

김창욱 2011/12/31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1]

백신아 2011/12/30

복받고살아가는50가지방법 [2]

김영복 2011/12/28

생명의 양식 [1]

김창욱 2011/12/25

올해의 사자성어(掩耳盜鐘) [1]

정의장 2011/12/20

우리는 [1]

김창욱 2011/12/17

앙코르왓트 기행문-2 [2]

강동균 2011/12/11

앙코르왓트 기행문-1 [2]

강동균 2011/12/11

오 거룩한 밤 [1]

김창욱 2011/12/10

너영나영 [6]

김창욱 2011/12/03

공룡시대 퇴적층 송도 다대포 [3]

김영복 2011/11/26

그리운 나무그늘이여 [1]

김창욱 2011/11/26

남들도 우리처럼 어여삐 여기며 사랑할까요? [3]

김영복 2011/11/22

소 열아홉마리 [2]

김영복 2011/11/22

고통을 담는 그릇 [3]

김영복 2011/11/20
Q&A바로가기 수련체험담 수련과정(커리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