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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3 작성일: 작성자: 김승철 / 조회 1,334
거울이 두려워

김지영님의 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사랑은 자신의 연장이다." 사랑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위의 '거울'이라는 글을 보면 이 말이 어느 정도 맞지 않은가 합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합니다. 어느 날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이가 떠납니다. 그러나 그 연인을 잊지 못합니다. 그 연인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그때 유행가처럼 세상은 빛을 잃고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습니다. 함께 하던 곳과 함께 하며 추억이 깃던 물건은 물신이 됩니다. 하지만 어느 땐가 우리는 그 장소를 누군가에게 쉽게 내어주고 추억의 물신들을 불태웁니다. 한편 그 연인은 우리에게 더욱 다정한 빛을 비추기도 하고 살아있기도 합니다. 한데 우리는 그 연인이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심지어는 두렵기도 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결국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은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사랑이 끝난 것은 사랑하는 존재의 사랑이 끝남도 아니고 그 존재의 사라짐도 아닙니다. 그것은 망각입니다. 망각의 조수가 시나브로 밀려왔을 때 우리의 사랑은 끝이 난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거울은 하나의 스크린이다.’ 그곳은 흘러가는 상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또 이런 말을 듣습니다. “눈은 거울이다. 거울에 비친 것을 보지 말고 마음에 비친 것을 보아라.” 잘 보이지 않을 때 차라리 눈을 감고 그 대상을 보면 더 잘 보일 수가 있습니다. “사랑할 때 나의 존재가 열리고 사랑이 끝나면 나의 존재가 닫힌다.” 이 말을 해석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사랑할 때 나의 존재가 타인으로 확장되고 사랑이 끝나면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사랑하던 사람의 시선에서 내가 원하던 나의 것만 찾지는 않나요? 그래서 그 결별은 결별이 아니라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지? “결별이 아니라면, 내가 누군지 다시 알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거울에 비친 상이 그야말로 나의 투영이라면, 사랑하는 대상이 내 존재의 투영의 결과라면, 그때 나라는 존재는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인가를 물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 세상에 있는 나, 버려야 할 나인지 아니면 진실에 속하는 나인지? 사랑하는 일과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은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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