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련

비 오는 날은 송정에 가고 싶다고 예전에 누군가가 말했지요...늦게 도착한 송정의 빈 자리는 바람에 누운 풀잎과 안개가 동무해 준 '비오는 날 가고싶은 그곳' 이었습니다. 뚜둑뚜둑 우의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이 들리는 자리에서 내가 익히 알고 있지 않은 송정의 다른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그윽하고 행복한 우중수련이 끝나고 일어나 돌아섰을 때 바위틈에 핀 파란 개달개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뒤늦게 합류한 도반님들에게 비오는 송정에서 수련한 감회를 얘기하자고 제안했지요.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가 나왔고, 놀라운 것은 14기분들이 비오는 날 수련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날밤부터 들뜬 마음으로 우의를 챙겨놓고 새벽에 일어나서 "드뎌 비맞으며 수련한다~!"하고 기쁜 마음에 달려왔다는 겁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식사를 내신 노사님과 커피를 내신 장혜순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