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마당

 >  공개수련  >  자유글마당

번호 : 302 작성일: 작성자: 김영복 / 조회 1,506
살아 있는 부처

이런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한 고을에 홀로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탁발을 하러 온 스님을 본 순간, 그 젊은이는 스님의 맑고 기품있는 모습에 압도되어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며 가슴에 새겨 둡니다.

 

그 날부터 그 젊은이는 어디에 가면 살아 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을까 하고 골똘히 생각합니다. 몇 달 지난 후 다시 그 스님을 만나게 되자, 젊은이는 크게 반기면서 속마음을 털어 놓았습니다.

 

"스님, 어디 가면 살아 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젊은이의 당돌한 질문에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일러 주는 말을 깊이 명심하게.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를 만나거든 그 분이 바로 살아 있는 부처인 줄 알게!"

 

고지식한 젊은이는 스님이 일러준 말을 그대로 믿고, 어머니를 하직하고, 그 날부터 살아 있는 부처를 만나기 위해 찾아 나섰습니다.

 

먼저 스님들이 모여서 수도하는 깊은 산중의 절을 찾아가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면서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스님이 있는가 살폈지만, 아무 절에서도 그런 분은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 있는 부처는 깊은 산속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속에 묻혀 있다는 말을 어떤 사람에게서 듣고서는, 복잡한 거리와 장 바닥을 헤매면서 찾아보았습니다. 다 헤진 저고리를 누덕누덕 기워서 뒤집어 입은 사람은 어쩌다 한 번 보았지만, 신발까지 거꾸로 신은 사람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젊은이는 혹시 그 스님이 잘못 알려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꼬빡 3년을 두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온 세상을 누비듯 찾아 보았지만, 그런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3년만에 정든 집앞에 당도하니 젊은이는 목이 메었습니다.

 

"어머니!"하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집을 나간 아들이 이제나올까  저제나올까 어머니는 날마다 기다렸지만 허사였습니다. 무사히 돌아 올 날만을 가슴 졸이며 고대하던 어머니는 문밖에서 갑자기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 오자 너무 반가워서 엉겹결에 뒤집어 벗어 놓은 저고리를 그대로 걸치고, 섬돌에 벗어 놓은 신발을 거꾸로 신은 채 달려나갔습니다.

 

 

"아이고, 내 새끼야!"


아들은 어머니를 보는 순간.


"오메, 살아 있는 부처가 우리 집에 계셨네!"하고 어머니 가슴에 안겼습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pp501-504 법정 샘터 2000***


 

목록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
제목 작성자 작성일

지식의 한계 [2]

이기현 2008/06/02

Massachusetts - BeeGees [2]

김수청 2008/05/25

사랑하라는 手印 [1]

김영복 2008/05/13

차의 보건기능 [1]

전윤주 2008/05/08

차문화 산책 [1]

전윤주 2008/05/08

진정한스승, 홀로됨 [2]

김영복 2008/05/08

명상과 자각 [1]

김영복 2008/05/08

犬公母情

김영복 2008/05/07

살아 있는 부처 [2]

김영복 2008/05/07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1]

김영복 2008/05/05

Alessandra Ferri, Sting music vi... [3]

김봉건 2008/04/30

化蝶(동영상) [4]

김봉건 2008/04/30

오해 [1]

전윤주 2008/04/29

홀로 성장한다는것 [4]

김영복 2008/04/28

물의그림자를보셨나요? [5]

김영복 2008/04/23

삶은영원한가?? [11]

김영복 2008/04/22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 [4]

김영복 2008/04/20
Q&A바로가기 수련체험담 수련과정(커리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