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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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957 작성일: 작성자: 鎭堂 김지영 / 조회 776
귀선공 수련기
 

1112월이 지나고 그 다음 1월이 왔다. 동진산에서는 석달째 귀선공 시리즈를 배우고 있다. 태계귀선공(太界鬼仙功), 진계귀선공(眞界鬼仙功), 진계귀선등신공(眞界鬼仙登神功)이다. 공의 세기는 진계귀선등신공, 진계귀선공, 태계귀선공으로 세어지는데, 배우기는 진계귀선공, 태계귀선공, 진계귀선등신공의 순서로 배우고 있다. 석달째 이 공들을 배우면서 나에게 무수한 생각의 변화들이 일어났다. 이 수련기를 통해 그 궤적을 정리하고자 한다.

1단계: ...... 뭐지??

행공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딜레마가 행공의 행과 공의 관계이다. 예컨대 여의신공이라면 행은 행공의 동작일 것이고, 공은 여의신공의 정수 내지는 효과일 것이다. 여의신공의 행만 해서는 안 되며 공을 실어야한다고 누누이 들어왔다. 여의신공의 의미는 여의를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공마다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효과 내지는 의미라고 할 때, 행공은 의미로 가득 하다. 어떤 행공을 해도 그 이름과 의미에 휘둘린다. 그런데 의미는 생각을 자초하므로 행공할 때 방해가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어떨 땐 차라리 의미 없는, 이름 없는 행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이름 없는 행공을 할 때)조차 역시 그 행공에 숱한 의미를 갖다 붙이는 사고의 욕망을 피할 수 없다.

 

귀선공을 하면서 다섯번씩 예를 드리고 돌리는데, 五仙, 鬼仙, 人仙, 地仙, 神仙, 天仙에게 예를 드린다. 오선의 이름을 하나씩 외면서 예를 드리고 돌리고 하니 오선이 과연 어떤 존재인지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내가 지금 예를 올리고 있는 이 존재는 무엇인가? 이 존재들은 영역(territory)인가, 차원(dimension)인가, 단계(phase)인가? 영역이라면 각 들은 자기만의 영토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차원이라면 서로 소통하지 않으나 위의 차원이 아래의 차원을 포섭할 것이며, 단계라면 달의 단계가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이듯이, 오선은 하나의 다섯 가지 얼굴일 것이다. 또한 귀계는 어떠한 세계인가? 우선 기초적인 개념으로 귀계는 사람의 병을 고치거나 풍수지리를 관장한다고 영주님께 들었다. 그럼 인선은? 지선은? 신선은? 천선은? 어떤 영역을 담당하는가? 더구나 구결은 萬衆生濟度인데, 귀계가 어찌 만중생제도를 관장하는가? 귀계는 무당처럼 개인의 기복이나 길흉지사나 퇴마와 관련있다는 통념에 사로잡한 나는 귀선이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는 일을 관장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귀선에도 양의 귀선과 음의 귀선이 있다고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었을 때, 갑자기 모든 것이 환하게 이해가 되었다. 의 귀선이라...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귀계는 음의 세계라고 보통 생각되는데, 양의 귀선이라... 놀라운 개념의 창조이다. 육임신문에서 공부하다 문득문득 깜짝 놀라는 순간들이 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개념의 창조! 새로운 개념으로 사유할 때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된다.

2단계: 무작정 매달리다

 

11월과 12월은 추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혹독한 시련이 왔다. 하루하루가 무언가 견뎌야 하지만 견디기 어려운 사건들이 연방 터질 때, 마음은 오그라들고 얼굴은 굳어지고 몸은 다른 데로 도망하고 싶다. 여기가 아닌 곳. 한동안 나는 티벳에 가겠다고, 한국을 떠나겠다고, 보는 사람마다 칭얼거렸다. 그러자 도반 한분이 나에게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 하더니 나직이 말했다. “술사님, 칭얼대지 마세요. 떠날 때는 말없이. 술사님이 원하면 티벳에 보내드릴게요.” 그날 이후 나는 티벳에 간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냥 살기가 힘들다가 아니라, 정말 살기가 힘들 때,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막막한 먹구름 속에 갇혀있는 느낌일 때, 나는 청사포로 뛰어가 귀선공을 하며 오선에게 매달렸다. 귀선님 도와주세요. 인선님 도와주세요. 지선님 도와주세요. 신선님 도와주세요. 천선님 도와주세요. 귀선, 인선, 지선, 신선, 천선 누구라도 좋았다. 영역이건, 차원이건, 단계이건 상관없었다. 절박함은, 간절함은 가슴을 연다. 가슴으로 소통한다. 누군가를 절실하게 부를 때는 가슴으로 부르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정화수 떠다놓고 정성을 다하여 빌 때, 절실함에서 가슴으로 신을 부른 것이다. 광명, 개안, 영생은 호사스러운 주문이었다. 만중생제도는 이웃 나라에서 들려오는 노래였다. 그저 끓어오르는 이 분노와, 자괴와, 막막함을, 내가 좌우할 수 없는 외부에서 오는 시련을 어찌할 것인지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어느 날 먹구름 속에 길이 보이는 듯했고, 하늘에 뜬 초승달이 상현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면 나의 형편도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삼보와 만중생제도가 내 안에서 다시 작동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삼보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다시금 내 속에서 울러 퍼지는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3단계: 속함의 즐거움

 

나는 진계귀선등신공을 한다. 오선들이 들락거리는 귀선공과는 달리, 등신공은 조용하고 집중이 잘 되는 공이다. 어쩜 이 단순한 동작들이 이처럼 놀라운 을 발휘할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등신공의 구결로 저번에 배웠던 태고만년 영력... 구결을 외운다. 구결을 외는데 즐거움이 솟구친다. 구결을 욀 때는 목 밖으로 내지 말라는 영주님의 가르침이 있었다. 태고만년 영력...을 목까지 끌어올려, 안에서는 올라가는 압력이 바깥쪽으로 밀고 있고, 목 밖으로는 내지 않으려고 누르는 압력이 미는 압력과 만날 때, 구결은 금가루를 칠한 환약이 터지면서 금가루가 사방으로 흩어지듯, 내 몸 구석구석에 금가루가 되어 스며들었다. 그렇게 神術, 眞寶, 萬事如意, 通天, 通成도 내 속에 반짝이는 가루가 되어 스며들었다. 구결은 외부의 대상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와 동시에 내가 그 구결에 속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엄청난 평안과 행복을 느꼈다. 할아버지는 하늘의 영력을 받아라고 하셨다. 하늘의 영력이란 나의 외부에 있는 대상이어서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받을까 고민할 일이 아니다. 하늘의 영력은 가슴으로 소통할 때 사람의 내부에서 실현되고, 사람은 하늘의 영력에 속한다. 이렇게 멋진 일을 육임신문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중의 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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