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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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952 작성일: 작성자: 虛洲 김승철 / 조회 664
액재소멸과 만사성

2016. 1. 7 日字 功處 청광진태 맑음

  아침
, 하늘을 올려보니 달과 별이 사막 어느 나라의 국기에 그려진 형태를 이루고 있다. 잠시 별들의 위치를 가늠해 본다. 나에게는 삼태성인 오리온 좌는 희미하고 저 아래 걸쳐있는 시리우스가 얼핏 눈에 들어온다.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전 새벽녘이면 언제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향별을 찾아보던 때, 얼마 전이었다.

어둑하지만 이르지 않은 아침 시간, 벌써 도시의 거리는 바쁜 차들로 가득하다. 모두가 바쁘다. 헌데 한가로이 그들과는 역방향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아침 햇살 아래 바닷가에 앉아 수련하러가는 참이다. 이 무슨 복도 많은가?

그렇게 도착한 바닷가에는 이런저런 것들이 텅 빈 속도로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수평선 끝에 구름이 낀 바다 앞에 선다.

눈을 감자 도시의 웅얼대는 소리는 찰싹대는 파의 리듬에 묻힌다. 하지만 이내 사념의 파동에 눈을 뜬다. 멀리 바다 끝에 맞댄 구름을 응시한다. 무역선과 어선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철새들이 띄엄띄엄 줄지어 간다.

가끔씩 이런 생각이 스쳐가기도 한다.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

때로는 사념의 소용돌이가 때로는 텅 빈 고요가 아침 마주한 이 바다 앞에서 진자처럼 흔들린다. 그것은 나의 탓이 아니다. 그날의 바다 기운 탓이다. 이 또한 무슨 소리인가?

불현듯 저기 구름 배경에 진홍색 이지러진 원이 나타난다. 눈부신 빛을 발하는 인간의 해가 되기 전, 첫 순간 이 지상에 생명력을 주는 어둑한 해이다. 이 아침 해와 마주하는 일은 삶의 행복 중에 하나이다. 이 도시 사람들 중 이렇게 한가롭게 떠오른 해와 마주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멀리 해를 향해 기해(氣海)를 활짝 열고 바다물결에 일렁이는 통로를 따라 사지(四肢)의 문을 연다. 내 앞에는 화산폭발 후 곧바로 굳어버린 우둘투둘 바위 한 자락에 용케 자리를 차지한 잔디와 바로 그 1미터 앞에 무당들이 뿌려놓은 쌀알들이 흩어져있다. 누군가는 소원을, 누군가는 액재(厄災)의 소멸(消滅)을 빈 흔적일 것이다.

진계귀선등신공(眞界鬼仙登神功). 진계귀선공(眞界鬼仙功). 태계귀선공(太界鬼仙功).

아마 지금 이 바닷가 앞 내가 선 자리는 무당이나 그의 기운이 스쳐간 자리라 귀()와 접속을 잘 할 수 있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세 개의 행공을 차례대로 행한다. 이상하게도 오선(五仙)을 향해 예를 드리거나 해()를 하는 자리마다 조금씩 기운의 차이가 있다. 오늘은 지선(地仙)과 신선(神仙)의 구결이 지나는 지점에서는 무거운 기운이 공중을 향해 비상한다. 천선(天仙)의 지점에서는 다시 하강한다. 그리고 양팔 뒤쪽에서 기운을 받혀주고 있다.

()!

구결에는 만중생제도포덕(布德)’만사성(萬事成)’이 있다.

만사성!

스스로 만사성한 자는 만중생제도포덕이 저절로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에 왜 만중생제도명방사해 포덕이 있는 것일까? 치유의 능력으로?

갑자기 행공을 하다 왠 분석인가?

행공이 끝나 2부만 뜬 눈으로 바다를 바라본다. 희미하던 햇살의 결들이 환하게 일렁인다. 광 섬유질이 하나하나 풀어져 길을 내고 있다.

빛의 가닥을 따라 몇 번이고 해()를 하면서 아는 이들과 나를 위해 만사성액재소멸여의통성기운을 보낸다.

여의통성’! 또다시 생각이 스쳐간다. 누구의 또는 무엇의 여의인가? 어디와 하는가?

(), (), 화(和), (), ().

요즘은 드는 생각은 고요()하고 평온(和)해져 몰입()하고 비() 다음에 믿음()이 오는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한 가지 이상으로 크고 작은 액()과 재()를 수시로 겪고 있다. 삶이 고달파지고 힘든 일들이 밀려올 때 믿음이 없는 가운데 액재소멸 여의통성하고 구결을 왼다. 그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소망일 것이다. 만약 거기에서 그 인간적인 부분을 넘어선 어떤 것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기복과는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이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른다. 아니 그런 것이 있다고 상정할 필요가 있는가?

이 아침,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앉는 순간에 접속하는 것. 그것으로 만족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 믿음이 부족한 나에게는.

 

장자(莊子)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남해의 제왕을 숙이라 하고 북해의 제왕을 홀이라 하며 중앙의 제왕을 혼돈이라 하였다. 숙과 홀이 어느 날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이 이들을 잘 대접하여 숙과 홀은 혼돈의 은혜에 보답할 방법을 의논하여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을 가지고 보고 듣고 먹고 숨쉬고 있는데 혼돈만이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에게도 구멍을 뚫어줍시다.” 그러고는 혼돈의 몸에 하루에 하나씩 구멍을 뚫어주었는데 7일이 지나자 혼돈은 그만 죽고 말았다.’

 

이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생각컨대 숙과 홀은 우리 인간세상인 듯하다. 액과 재가 있는 세상. 중앙의 제왕, 혼돈은 인간세상과는 다른 세상 같다. 만사형통하는 어떤 순간과 같은. 그래서 숙과 홀은 희귀한 기회에 어쩌다 혼돈을 만나 잘 대접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혼돈을 인간세상으로 끌어온다면 그는 죽고 마는가 보다. 그래서 만사성은 어쩌다 있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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