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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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792 작성일: 작성자: 김영복 / 조회 692
07년 설악 성지다녀 와서
이 글은 우리3기 도반님들중 수련 참가치 못한 분들에게 읽을거리를 드리고 선배제현님께 감사의 정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3기 왕초보 입문자가 여러 선배님들의 수련에 오히려 방해가 될지몰라 망서리다가, 설악성지는 워낙 기가 좋은 곳이니 기감 일으키는데 초보라도 무방하다는 방주님 말씀에 용기를 얻고, 더구나 한번 놓치면 다음해를 기약해야 하는데 하는 욕심에 가까스로 수련 동행 허가 받다.

9/14 금요일 기상청 홈피 들락거리면서 설악 날씨 챙겨 보다 -단속적으로 비오고 있으며,강수90확율.
예정대로 정각 밤11시 21명 부산출발. 할아버지께선 9/22토요일 뵈올 수 있으리라 한다. 3열 배열된 안락한 버스에 감사. 방주님께서 안동휴게소(예전 낙동강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중에 오른쪽 산이 기가 좋은 곳이라고 설명. 다시 차에 오른 후 이내 잠에 떨어지고.

버스는 강원도 산골임을 실감케 하는 곡각을 돌며 이리저리 회전하는 바람에 잠 달아나고, 여태 마무리 되지 않은 설악 수해 복구 사업으로 길가에는 중장비가 이곳저곳. 새벽 어스름빛에 흐르는 물살은 은빛을 띄고, 포말같은 인생, 부운같은 한세상, 그러나 그리운 설악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색 도착, 백담사위쪽 입산 통제라는 소식과 비그치고 물 잦아들면 입산 가능하리라는 기대로 우선 된장 찌개로 이른 아침식사후 오색 성지로.

성지에 있으라고 이슬비가 부슬부슬, 방주님의 따뜻하면서도 청량한 기운 감사히 받잡고, 우리홈피 e수련에서 보고 9/8만덕에서 시범 따라하던 여의신공 - 확실히 느낀 것은 인당에 제3의 눈이 있고 기감의 색채도 볼 수 있었다. 빗줄기 속에 웬 새소리?? 뿌듯한 가슴. 선녀탕 향하여 300미터 한걸음에 성국사 참배. 고즈넉한 산사에 도토리 줍는 보살님.

오색을 뒤로 다시 백담마을 입구에서 셔틀버스는 구비구비 돌며, 좌측 창에서 내려다보는 거침없는 계곡 물줄기.숱한화재로 많은 중창을 겪은 백담사에 이르렀다. 만해 기념관, 극락보전 부처님 예배, 동(冬) -김구용 시비가 마음을 닦는다는 수심교 입구 좌측에서 눈길을 끌고, 우리는 계곡 건너 자갈 널린 곳에서 옹기종기 미리 준비한 떡과 과일 과자로 점심 해결. 배가 가벼워야 정신이 맑은 법.

평탄한 길을 따라 백담사에서 1시간 거리 영시암은 불사가 한창 진행중. 옛적 숙종15년(1689)에 김창흡은 부친 김수항이 기사사화로 죽임을 당하자 세상에 뜻을 잃고 다시는 속세에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뜻에서 영시암(永矢庵)이라 했다고 한다. 화살을 한번 쏴 버리면 영원히 못 돌아온다 해서 지었다고. 화살 시에 꼭지점 찍으면 잃어버릴 실이 되는데 왜 그렇게 썼을까?? 아무튼 영시암에 원력 실으신 3기 송은주보살님 덕분에 약차 한 컵씩 공양받아 산행중 힘을 보탰음에 감사.

1성지에서 참 오길 잘했구나. 과연 설악은 크고 빼어난 산이로구나. 그만큼 기감도 충실해지는 것 같았다.
2성지는 물길 거슬르는 용의 모습으로 잠겨 있었으나 물 깊어 건너 계곡으로 넘어 갈 수없는 안타까움.

가야동계곡과 구곡담 합쳐 Y 자 합수되는 곳에 앉은 대피소는 예전에는 좀 로맨틱한 이름의 수렴동산장으로 불렸는데, 요즘사람들은 위급상황에서의 대피 기능만 강조하는가 보다. 어원풀이에는 영시동 동남쪽에 있는 골짜기로 폭포가 있는데 그 모양이 발을 쳐 놓은 것 같다하여 수렴동이라 이름한단다.

수렴동 대피소 인근 양석바위 행공에서 여느 곳과 다른 느낌을 받다. 다음 기회 확인해봐야 하리라.

이윽고 기다리던 저녁준비 -배낭 풀고 부산한 가운데 다들 익숙한 솜씨. 장사 윤주님의 전통에 빛나는카리모배낭에서 식자재 한 지게 쏟아져 나오고, 라면 구수한 냄새, 강부총무님 뽁은 소시지에 햄 등으로 담박하면서도 개운한 김치찌개, 서정환님 추억의 펭귄표 꽁치찌개와 어우러진 삼삼한 배추 김치. 감사 가암사아.^^

손바닥만한 산중 귀한 보약 예닐곱개는 병아리 눈물만큼에도 금방 동나고, 이윽고 속세와 단절된 오롯한 각자의 시간. 누구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또한 눈귀를 어지럽히는 곳으로부터 벗어난 나만의 소중한 시간. 음7월초닷새 흐린 밤하늘이지만 또한 얼마만인가.

산장 1층 나무꾼,2층 선녀방- 선녀는 하늘에서 내려 오심에...젊은분들은 옥녀봉으로 박무속 야간 산행-부러운지고 청춘이여!

내일 아침 행공 기대로 모포 깔고 침낭에 몸 누인시각이 저녁7시반. 창밖 물소리에, 지난 달 설악을 뛰던 코스를 추억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 8/23 봉정암 오름길에 홈피에서보다 수염 거뭇거뭇하신 사뭇 도인풍이셨던 방주님을 일면식도 없었음에도 단박 마주쳐 느낀 희열, 다음날 새벽3시 봉정암 봉정실에서 일어나 대청봉 오르면서 쏟아지던 별 송이송이 그리고 평생 적공해야 본다던 대청 일출을 되새기면서, 하늘과 땅 그리고 좋은 인연 맺어 주신 분들께 감사. 나의 사랑 설악. 이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새벽 3시 부스럭소리에 잠깨고, 플레쉬가 말 듣지않아 주물럭거리는데 예민하신 분들께 잠 설치게 해서 죄송^^, 흙벽돌이라 그럴까 강교수님 청향 덕분인지 방안 공기 걱정 안해도 되었고. 기관총 라이브 스테레오 사운드로 고생하신 듯한 방주님. 혹시 걱정되어 귀소음차단 ear plug준비했었는데...

나무꾼 방은 초저녁 약간 온기 있었는데 윗층 선녀방에선 가끔 약한 기침 소리.좀 추웠나보다..설악같이 깊고 큰 산은 여름에도 미리 준비 잘했어얄텐데. 더구나 두 계곡이 만나 합쳐 지는 곳은 유난히 춥기 마련인데...

1층 여섯시 전원 기상. 윗층 선녀방에선 기척이 없자, 다들 공주님처럼 왕자의 키스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까하는 허물없는 농담.

기상 즉시 양석바위에서 잠깐 행공후 제3성지로 이동, 거룩한 곳이니 인간이 더럽히지 말라는 할아버지
말씀을 방주님으로부터 전해 듣다. 다시 한번 하늘 우러러 병풍같은 바위틈새 소나무 그 강인한 생명력,
뾰족한 봉우리, 옥빛 물살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고 계시는 설악 산신령님께 경배 바치다.

갈색에 붉은 물감으로 채색한듯한 큰바위-거북바위-에는 일제시대 민족 정기를 끊는다며 박혀 있던 쇠못자국이 선연하고, 9봉우리에 둘러싸인 계곡 큰바위-巨石逆流라던데 세세천년만년 자리잡고 계시길 합장-
중심으로 이슬비 속에 행공. 귀를 닫아야 할 텐데 물소리는 한결같이 울리고, 물이 바닥 바위를 치며 일으키는 소리가 물소리인지,물이 서로서로 부비며 부딪치며 흐르는 소리가 물소리인 아지 못게라.

예정된 9시 하산을 넘기고 10시 하산 임박한 시간에 큰바위에 방주님 15분에 걸친 행공. 참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구나. 맑은 얼굴의 잿빛 큰 새가 바위에 앉아 탑처럼 하늘과 교신하는 모습.

누룽지 가벼운 아침, 그냥 얻어먹기만 미안한 마음에 설거지에 동참, 오른쪽 둘째 손가락 다쳐 감았던
밴드가 설거지로 벗겨지고 다시 말썽. 청정 공기에 수련 덕분인지 곧바로 자연 지혈. 하산에 앞서 대피소
어른께 그맛나던 뽁음고추장이랑 김치보시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도 보다.

무거운 배낭 빨리 벗고싶어 홀로 빠른 걸음으로 백담사. 다시 참배, 수심교 다리아래 이해수님과 함께 비를 피하며 행공.금방 30분이 후딱 지나고, 방주님 오시길래 여기도 잘 통합니다라고 했더니 웃으시다. 만덕에서 설악기운과 믹서(?)해야된다고 하시지만 어떻게?? 초보는 배울게 많아 행복하답니다.

셔틀버스에서 방주님의 숫물,암물 강론-농사 지음에는 암물이 좋다고, 만물의 어머니 대지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따라서 역시 모성적인 것이 풍요를 보장하는 것이로구나.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인도한다-괴테- 경배하시라 그대 어머니에게, 당당하시라 모든 여성들이여.

짧은 일정에 바쁜 걸음으로 백담마을 원진식당 황태구이정식, 설악의 별미와 조껍데기술 3잔. 평소 지론대로 술이란 모름지기 많이 먹기보다 아껴 먹어야 제맛이라. 우리는 죽음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만큼 술에 대해서도 주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점심 끝자락 석계홍님으로부터 귀한 취나물 한 봉지 어떻게 감사 말씀 드리지도 못하고 받다.

15야 보름달도 좋지만 다차오르기 직전의 14야 달님 더욱 아름답지 않던가 . 아쉬움과 그리움은 쪼금씩 남겨 두어야 하는법. 다시 찾아 오고 싶은 산이 있기에 더욱 행복하다. 어린 시절 산행가중에 "잘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찾을 때마다 느끼는 일 중 하나-625 전쟁중에 설악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셨던 우리 아버지들 형님들 불의의 고인이 되신 분들께 감사.

14시 다시 부산으로 출발, 부산은 태풍 나리로 폭우라는데...빗길이 은근 걱정스럽다. 흐린 날씨탓에 좌측 창가에 펼쳐지는 동해안의 아름다움은 빛을 바래고.

차내 박운용 교수님의 인생 회고담 한자락, 이름대로 인생 풀리더라 하시면서.돌이켜 보면 풍운아같다는 말씀. 당시 일제하 다들 어려웠던 시절,곡절 많은 젊은 시절,그러나 초중고대학을 두루 체험하신 산 교육자로서 끊임없이 변해야 하는 시대를 미리 경험하셨고 득천하영재가 군자 3락의 하나임을 말씀드리니 허허 웃으시다. 아무튼 손자는 작명하여 박형준으로 짓고 보니 국회의원 이름과 같아, 서정환님께서 손자는 적어도 국회의원 되리라는 덕담에 웃음 한바탕.

백운산호박소,주왕산 다녀오면 , 언젠가 경주 남산에도 새로운 눈으로 다시 올라 품에 안겨 보고싶다. 선인들이 그토록 간절한 염원을 담던 수많은 탑파들이 왜 그 곳에 집중되었을까. 그곳의 기운을 고수가되면 느껴보고 싶다.

휴게소 18시30분 잔치국수와 해물칼국수로 요기.

차내 dvd로 나훈아2003올림픽공연실황등등 시청하다. 그래도 날 기다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마음은 넘어 가 있었다. 비 피해는? 바람피해는 없었을까? 밤10시 다행히 비가 거의 멎은 부산 명륜동 지하철 출발지점에서 아쉬운 작별인사.

따뜻한 만남에 만이틀 소중한 추억을 함께 하면서 한마음으로 수련하게끔, 특히 저같은 햇병아리 자상히 이끌어 주신 방주님, 도경총무님, 강부총무님, 전윤주님 ,친구 광열 내외분 그리고 이름 거명치 못한 여러
선배제현님 감사 드립니다.

덧붙임: 혹시 잘못 적은 부분 찔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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